네가 있는, 설렘
여니
#웹소설 #로맨스 #첫사랑 #운명적사랑
열다섯엔 풋사랑에 가슴이 뛰었고, 대학 땐 첫사랑에 가슴이 아팠었다.
그리고 지금은 내내 윤태민 때문에 가슴이 아리다.
내내 한 사람만을 가슴에 품은 한가영은 다른 남잔 볼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.
그런 마음을 들킬세라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.
아파도 견뎌야겠지. 마음을 들키는 순간, 이 모든 관계는 깨어질 테니까.
🍏명대사🍏
달싹거리던 입술이 조용히 열렸다.
“난…… 우리가 오래오래 볼 수 있길 바라.”
“오래오래?”
“그래. 그러려면… 우리가 서로…..”
“그런 거 말고! 진짜 네 마음을 말해! 도대체 뭐가 문제야!”
“무서워.”
태민은 예상하지도 못한 가영의 말에 입을 벌렸다.
“뭐?”
“내가 너의 다른 여자들처럼 될까봐.
잠깐 옆에 머물다가 버려질까봐.”
그거였어?
태민은 그제야 가영이 지금껏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다.
그거였군.
“한가영.”
“내가 그렇게 될 수도 있는거잖아.
내가 그 당사자니, 나 때문에 헤어질 일은 없겠지만,
내가 혹시라도 헤어지자고 하면
넌 뒤도 안 돌아볼 거잖아.
그러면…..
우리도 다시는 못 보는 거 아니야?”
가영의 표정에 공포가 가득 드리웠다.
15년이나 마음에 뒀던 태민을
순식간에 그런 식으로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은
태민의 옆에 사랑하는 이가 생긴다는 사실보다
더한 공포임이 분명했다.
“아직도 모르겠어?”
“난 모르겠어.
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어.
그냥 이렇게 친구로 있으면…..”
“친구로는 영원할 수 있을 것 같아?
그렇게 마음을 죽이고 오래오래 옆에 있자고?
내가 다른 여잘 또 만나고,
네게 다른 남자가 생겨
서로 차근차근 멀어지는 걸 지켜보면서?”
무릎 위에 놓인 꽉 맞잡은 두 손이
하얗게 질려간다.
태민이 그 손을 잡아
손 끝에 입을 맞추고 가슴에 대었다.
“느껴져?”
가영의 손바닥으로 거세게 박동하는 태민의 심장이
잡힐 듯이 느껴졌다.
“이 심장이 너만 보면 더 미칠듯이 뛰어.
내가 왜 그렇게 여자들한테서
쉽게 돌아섰는지 얼마 전에야 깨달았어.
왜 네 이름을 입에 담는 것조차 듣기 싫었는지,
왜 굳이 ‘설렘’으로 가서 네게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.
너무 늦게 깨달아서 미안해.
그러니까 우리, 해보자.
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.”
“태민아”
“그때라면 후회하더라도 아쉬움은 남지 않을 거 아냐,
안 그래?”
가영이 두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.
그리고 천천히 대답했다.
“그래.”
그래, 후회하더라도 한 번만.
딱 한 번만 눈 딱 감고.
태민이 가영의 손을 꽉 힘주어 잡았다.
그녀가 있는 설렘.
네가 있는, 설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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